자유게시판

[생협뉴스]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으면?

박미경 0 847 2013.04.09 00:29
jinju11.jpg


"대한민국 공공의료가 무너집니다. 국민의 건강권이 무너집니다. 복지국가의 희망이 사라집니다."

진주의료원은 325개 병상을 가진 연간 20만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우리나라에 39개 지역거점 공공의료병원 중에 하나이다. 현재 진주 지역의 유일한 응급의료센터이며 공공의료사업의 중심지이다. 만약 진주의료원이 폐업한다면 33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응급의료센터와 사회적 약자가 진료 받을 수 있는 곳이 사라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지방의료원·지역거점공공병원 활성화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3월 21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지방의료원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 지역 내 거점병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정부의 이같은 방침과 어긋나는 일이다. 이곳은 2011년 전국 최초로 보호자 없는 병원사업을 실시했고, 의료급여 환자 비중도 13.2%로 도내 민간 병원(7.4%)보다 높다. 2011년 기준 환자만족도 역시 평균 84점으로 타 공공병원에 비해 높았다. 이 때문에 경남도가 폐업 결정을 내린 후 "진주의료원의 공익적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며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0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경남도에 진주의료원 폐업 추진 관련 보건복지부 의견이라는 공문을 보내 "폐업 결정에 앞서 제반 문제에 관해 의료원 및 직원, 도민의 의견을 모아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정상화 방안이 없는지 논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1일, 전담부서인 공공의료과는 폐업 결정 이후 처음으로 경남도청과 의회, 진주의료원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휴업예고 기간을 사흘 넘긴 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5월 2일까지 한 달간 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경남도는 휴업예고기간에 환자들의 안전과 직원 고용대책을 위한 대화를 노조에 제안했으나 노조가 불응했다고 휴업 강행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진주의료원 폐업은 민노총에 소속된 강성노조의 존재로 인해 경남도의 지휘감독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정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일 오전 직원 조회에서 "어떤 잡음과 비난이 있어도 기차는 간다"며 폐업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또 "공공의료를 빙자해 진주의료원을 강성 노조의 해방구로 만들어 도민의 혈세로 노조원들만 배 불리게 하는 것은 사회정의에 반한다"며 진주의료원 폐업의 책임을 노조 탓으로 돌렸다.

노조는 3일 진주의료원 휴업 발표 규탄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투쟁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노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마음대로 지역거점공공병원을 폐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방의료원법이 8일부터 열리는 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인 상황에서 휴업을 강행한 것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오만과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jinju choice.jpg

시민단체들도 움직이고 있다. icoop진주생협, 경남문화예술센터 등 28개의 시민사회단체는 의료공공성 확보와 진주의료원 폐업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 공공의료 사수! 의료 영리화 저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2013040902825.jpg


경남에 있는 icoop 6개 생협(김해, 창원, 마산, 거제, 통영, 진주 등)은 지난 1일 "진주의료원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시민이 원하지 않는 진주의료원 폐업은 철회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신문 광고를 경남도민일보에 냈다.

icoop생협 경남권역 6개 조합은 광고를 통해 "진주의료원은 100여년 동안 경남도 시민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의료를 책임져 왔다, 1년2개월여 잔여 임기가 남았을 뿐인 취임 3개월된 경남도지사의 독단적인 결정만으로 폐업시킬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진주의료원은 경남도 공공의료의 중심이지이고, 적자는 폐업의 이유가 될 수 없으며, 경남도청이 해야할 일은 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며 "시민이 지지하는 공공의료 강화, 정상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지자체장의 의무입니다"라고 강조했다.

5일 진주시민문화제에서 icoop진주생협은 율동공연과 자유발언을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6일 경남 창원에서는 진주의료원 지키기 희망걷기대회와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 대회에는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서 참가자들이 생명버스를 타고 진주의료원과 창원의 경남도청 앞 천막농성장으로 출발, 오후 3시 창원시 만남의 광장(도시근린공원)에 모여 시민들과 함께 희망걷기 대회를 열고 저녁에는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진주의료원에는 아직 환자 49명이 남아 있다. 병원이 최종적으로 문을 닫으려면 경남도의회에서 관련 조례를 통과시켜야 한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을 도립병원에서 제외하는 조례 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4월 18일까지 경남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심의, 통과시킬 예정이라 이 기간 내에 폐업 반대 목소리를 최대한 모아낼 수 있도록 전국 지역조합 활동가 분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글_이진백

댓글(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73 아이쿱생협 힐링걷기대회 축제신청하세요. 사무국 2012.11.07 847
472 생활환경강좌 1강이 있었습니다 에너지환경위 2013.06.12 847
471 심리학으로 보는 아이와의 소통이란 주제로 부모교육있어요. 사무국 2010.07.05 848
470 상주 사과생산지 교류 행사 준비하세요^^ 사무국 2012.09.27 848
열람중 [생협뉴스]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으면? 박미경 2013.04.09 848
468 마음챙김 호흡과 집중력 향상 윤명희 2014.02.18 849
467 조합원과 함께하는 물품심의~~ 임애경 2014.04.02 850
466 주유소에서 홍보행사 진행했어요. 편집위원회 2010.06.22 852
465 하동먹점골 "매실" 노동식 생산자와 만나요.. 사무국 2012.08.20 853
464 밀양으로 가는 부산발 탈핵 희망버스 사무국 2013.11.29 853
463 생활의 기준 생협아이진으로 출발~~~ 사무국 2010.06.20 854
462 부산 iCOOP생협 10년주년 축하합니다. 관리자 2013.09.16 855
461 반여에서 열리는 "예술 나를 뿜다" 신청하세요~~~^^ 교육위원회 2014.04.02 855
460 8월 물품심의 모습입니다. 편집위 2013.08.14 856
459 자연놀이 동아리 후기 올렸습니다 (내용무) 박미진 2010.05.27 857
458 올봄 베란다 텃밭에 도전합니다. 편집위 2013.04.05 858
457 역사 교실 사진 편집위원회 2010.06.22 859
456 심리학으로 보는 아이이와의 의사소통 후기 편집위 2010.07.14 859
455 밀양 할머니들께 다녀왔습니다. 교육위원회 2014.04.24 861
454 영어리딩클럽 시작합니다! 윤선미 2010.07.08 862
소통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