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산지 체험후기

지난 6월 12일, 토요일. 

대구시 달성군 소재의 ‘대경 친환경 영농조합(농부의 진심, 호수공원)’으로 블루베리 산지체험을 떠났습니다.

대상은 해운대아이쿱회원 중 선착순 20가정. 

오후 2시부터 접수했는데, 1분만에 마감!!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가는 체험이라 괜히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

비가와도 행사진행은 문제없다고 하셨지만 전 날 비가 많이 내린데다 출발하는 아침에도 비가 내려 걱정을 조금 했었는데 다행히 경북으로 넘어가자 비가 그쳤습니다. 

두시간 남짓의 꽤 먼 곳 인데다 고속도로 중간에서 사고도 있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신 분들이 몇분 계셨지만 진행을 매끄럽게 해 주셔서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조합에서 맛있는 점심식사(1만원상당/참여자모두)와 달콤한 블루베리150g(5천원상당/ 가족당)을 제공해 주셨고, 

블루베리와 야채수확 체험은 당일 아침 현장에서 1인당 1만원의 체험비를 내면 블루베리 350g, 열무 1봉지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블루베리체험을 하고있다가 모든사람이 도착했을때 교육장에서 생산자와의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음 행사공고가 떴을 때 밀짚모자를 쓴 농부의 그림이 있었는데 똑 닮은 생산자님이 나오셔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농장에서는 블루베리를 포함해 15가지 정도의 농작물을 생산하여 중간유통과정없이 자연드림으로 바로  보내주고 계셨는데, 자연드림과 함께 농장이 커 가고 있다면서 조합원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함께 농사짓는 분들도 한마디씩 하셨는데 그 중 저희 애들이 “저 할아버지는 개그맨이야?”라고 했던 한 재미난 농부님이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친환경농법에는 벌레가 친구처럼 따라붙게 됩니다. 특히 여름에 벌레가 많아서 여름에 생산되는 농작물에는 구멍이 뽕뽕 뚫려있는 못난이들이 많이 생산되는데, 상품성 없는건 빼고 최대한 좋은 놈으로 보내주려고 하다보믄 생산량도 줄고 애를 많이 먹습니다. 벌레먹은 농작물도 이쁘게 좀 봐주이소.그래도 이쁜거 사 잡숫고 싶으면 농약이 많이 쳐(발라)진 놈들로 사 드시면 됩니다~”

‘친환경이면서 보기도 좋은 농작물을 찾으면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그러면 생산단가도 많이 올라가겠구나, 농작물마저도 꼭 이뻐야 되나, 친환경 농사짓는 농민을 보호해 주지 않으면 우리가 친환경 농작물을 먹기는 점점 힘들어질 수 있겠구나 ...’ 등등 많은 생각이 들면서 친환경 농사와 농작물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벌레도 못먹는 농작물보다는 벌레도 좋아하는 농작물이 낫다 생각하면서도 벌레구멍 뽕뽕뚫린 농작물앞에서는 멈짓했는데, 앞으로는 귀여운 애벌레들이 꼬물꼬물 먹고있는 모습이 상상될 것 같습니다.

간담회 이후 본격적으로 블루베리 체험을 하였습니다. 블루베리체험은 나눠주신 350ml의 통에 블루베리를 채워담는 것인데, 잘익은 블루베리를 골라 통을 채웠습니다. 작은 상자라고 생각했는데 한알한알 따 넣다보니 제법 한참을 따 넣었습니다.

나무에 열린 블루베리는 처음봤는데, 송글송글 작은 포도송이처럼 맺힌 열매들이 너무 이뻤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같은 송이라도 다 같이 익는게 아니어서 크고 잘 익은 보라색 블루베리를 골라 톡톡따는 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무농약이니깐 맘 놓고 입에 쏙쏙 넣어가며 따서 더 그런것 같습니다.

블루베리 체험이 끝나고 나니 정성스럽게 요리된 정갈한 음식들로 푸짐한 점심식사가 차려져있었습니다. 기교가 들어간 요리라기 보다는 재료본연의 맛이 살아나는 그런 요리였습니다. 

뭔가 몸에 나쁜게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없고 살도 안찌고 많이 먹으면 건강해 질 것 같은 느낌으로다가 맛있게 많이(^^)먹었습니다 

저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맛있게 먹으면서도 이 맛을 내기위해 필연적으로 조미료가 들어갔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먹고나서는 속이 더부룩하거나 입이 마르면서 물이 많이 맥히는 일들도 많은데, 그런 걱정 1도 없는 이런식사라니, 매일 먹을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드림에서 장봐와서 집에서 요리하면 이런음식나도 차릴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ㅎㅎㅎ 

점심식사 후 열무뽑기 체험을 하기위해 열무하우스에 들어갔는데 끝도없이 펼쳐진 긴 연두빛 행렬이라니... 열무가 이렇게 이쁠 일입니까? 

아이들과 같이 뿌리채 톡톡 뽑아 올려 한다발쯤 되면 비닐에 담았습니다 손끝에 그 푸릇푸릇함과 싱싱함이 느껴졌습니다.

며칠째 저희집 식탁에 메인으로 열무김치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고추장넣고 쓱쓱~ 국수말아 후루룩~  아이들도 자기가 뽑은 열무라고 잘 먹고있습니다. 푸짐한 블루베리는 아이들도 너무 잘 먹지만 부모님들도 달고 맛나다고 잘 드십니다(평소에는 애들 먹이라고 잘 안드십니다 ;;)

여러가족들의 몸과 마음에 좋은 기억들을 남길 수 있는 이런 행사를 준비해주신 여러 관계자분들의 수고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